2023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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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약금 반환문제 해결

좋은 부동산을 발견한 디벨로퍼는 매도인에게 가계약금을 우선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이후 생각이 달라져 계약을 결렬시키고 싶을 때 기지급한 가계약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 것인지가 문제된다.
어떤 경우 가계약금을 반환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자.

김한나
법무법인 두우 변호사
대한주택건설협회 법률고문

가계약금은 일상적인 용어이므로 그 법적 성질 역시 실질적 계약관계에 따라 달리 판단된다. 가계약금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그 법적 성질은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계약성립의 실질이 있었는지’와 ‘가계약금을 해약금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가계약금을 지급하였더라도 당사자 사이에서 ① 정식계약이 성립되었다고 볼 수 없고, ② 그 가계약금을 해약금으로 약정하지 아니한 경우라면, 매수인이 단순변심으로 계약을 결렬시켰다고 하더라도 매도인이 기지급받은 가계약금은 부당이득금이 된다. 따라서 매수인에게 이를 반환해야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계약금을 지급하면 일방 당사자가 이행에 착수할 때까지 매수인(계약금을 지급한 자)은 이를 포기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고, 매도인(계약금을 지급받은 자)은 계약금의 2배를 돌려주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민법」 제565조에서 정한 해약금 조항에 터 잡은 것으로, 본계약이 성립되면 계약금을 다른 특약이 없는 한 해약금으로 추정하여 이미 성립된 계약을 일방 당사자가 이행에 착수하기 전에는 해제할 수 있도록 정한 것이다.
따라서 「민법」 제565조(해약금)가 적용되는 경우와 부당이득으로 가계약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경우를 구별해야 한다.

참고하세요!

「민법」 제565조(해약금)
① 매매의 당사자 일방이 계약 당시에 금전 기타 물건을 계약금, 보증금 등의 명목으로 상대방에게 교부한 때에는 당사자 간에 다른 약정이 없는 한 당사자의 일방이 이행에 착수할 때까지 교부자는 이를 포기하고 수령자는 그 배액을상환하여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Point 1
「민법」 제565조 적용되는 경우는 해약금 내야

「민법」 제565조가 적용되는 경우는 이미 본계약이 성립된 경우이다. 본계약이 성립되지 않은 경우라면 「민법」 제565조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계약금을 지급한 매수인이 단순변심하여 계약을 결렬하더라도 가계약금을 반환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본계약이 성립하는 것일까. 본계약이 아닌 가계약은 계약협상과정에서 당사자 사이에 계약체결의 의향만을 밝혀 잠정적 합의상태를 의미하고, 가계약금은 계약체결의 우선적 지위를 임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증거금의 성격을 갖는다.
따라서 가계약 상태에서 별도의 추가 내용적 합의나 계약서 작성 등 방식의 구비가 있어야 비로소 본계약(또는 예약)이 성립하게 된다. 가계약 단계에서 추가적으로 별도의 합의가 없어서 본계약이 체결되지 않으면 가계약금은 법률상 원인이 없는 금원이 되어 반환돼야 한다.
우리 판례도 가계약 상태를 ‘계약의 본질적 사항이나 중요사항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의사의 합치가있었다거나 장래 이를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기준 등에 관한 합의가 없어 계약이 성립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상황’으로 판단하고 이 상태에서 결렬 시 가계약금의 반환을 인정했다.

Point 2
해약금 약정 없이 가계약금을 지급했다면 반환

또한 대법원 판례에서는, ‘가계약금에 관하여 해약금 약정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약정의 내용, 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계약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에 비추어 정식으로 계약을 체결하기 전까지 교부자는 이를 포기하고, 수령자는 그 배액을 상환하여 계약을 체결하지 않기로 약정하였음이 명백하게 인정되어야 하고, 당사자 사이에 가계약금을 해약금으로 하는 약정이 있었음이 명백히 인정되지 아니하는 한’ 지급된 가계약금은 부당이득금으로 반환되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21. 9. 30. 선고 2021다248312 판결 참조).
위 판례를 고려하면 ‘본계약이 성립하기 전 해약금 약정 없이 가계약금을 지급한 경우 가계약금은 부당이득금으로 반환될 수 있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점을 잘 알고 실무에 활용해야 한다.

Point 3
가계약이어도 본계약 성립 요건 갖추면 반환 안돼

다만 민법상 계약은 당사자 간 의사표시의 합치만으로 성립하는 것이어서 정식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더라도 본계약이 성립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구두상 또는 문자 교환으로 진행하더라도 당사자 간에 본계약 내용(매매물건, 매매가격, 계약금, 중도금, 잔금일, 기타 특약사항 등)을 구체적으로 정하여 합의한 후, 약정대로 계약금을 지급한 경우라면 본계약은 이미 성립된다.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가계약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더라도 계약의 내용에 합의가 있어서 실질적으로 본계약이 체결된 경우라면 당사자 일방이 임의로 계약을 해지할 수 없고 계약의 이행 전 계약을 결렬시키려 하더라도 「민법」 제565조가 적용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