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교통 UAM도심항공교통이 바꿀
미래 도시와 주택
도심항공교통(UAM)의 국내 상용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2025년 서울과 인천공항 운행이 확정됐고 2035년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것이 정부계획이다. 대부분 지자체들도 나서서 자체 UAM 운영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머지않아 UAM은 우리의 도시와 교통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며 부동산시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주택건설업계도 이 엄청난 변화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글 최원철
한양대학교 부동산융합대학원 교수
2025년 서울과 인천공항 시범운영, 2035년 전국 확대
지난 1월 3일 국토교통부는 2023년 정부 업무계획 보고에서 도심항공교통, 즉 UAM(Urban Air Mobility) 구현을 위한 실증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올해 6월까지 UAM법을 제정하고 8월에는 실증비행에 들어간다. 12월에는 드론을 활용한 공동주택 물류배송 실증 시험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미국에서 열린 CES2023을 참관한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은 UAM 핵심기업인 Joby Aviation의 CEO, Overair의 CEO를 만나 기술개발 수준과 국토교통부 실증사업 참여전략 등을 논의했다. 실제 두 기업은 국내 UAM 상용화 실증사업에 참여 중이다.
이미 정부에서는 UAM 상용화를 위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국토교통부, 전문가 등 민·관·학·연 47개 기관으로 구성된 ‘UAM 팀 코리아’를 구성, 지난해 12월에 5차 본 협의회를 개최했다. 1단계 실증은 2023년 8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17개월 동안 롯데, LG U+, SKT-한화-한국공항공사, 현대차, 켄코아 에어로스페이스, GS ITM 등 6개 컨소시엄 55개 기관이 참여할 예정이다.
2단계 실증은 도심과 준도심에서 2024년 7월부터 2025년 6월까지 조종사를 탑승시켜 시행하기로 확정했다. 또, UAM 상용화 지원을 위해 실증 및 시범사업에 규제특례를 적용, 제정법 추진현황을 공유하고 관광, 공공용 초기 시범사업 UAM 운용개념 정립, UAM 특화형 스마트시티 계획 가이드라인 마련방안 등도 추진한다.
정부는 UAM 상용화를 위한 K-UAM 교통체계 구조도 정립했다. 2025년부터 서울과 인천공항 시범운영은 확정돼 있다. 2030년까지는 수도권 및 광역대도시까지 확대하고, 2035년에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시나리오다.
현재 국내 대부분 지자체들이 자체 UAM 운영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제주도가 대표적이다. 제주도는 2025년 관광용 UAM을 대우건설과 공동개발해 운영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이 이를 위해 UAM 전문회사들과 공동으로 UAM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그림 1> UAM 등 항공기별 운항기준
자료 : 국토교통부
자율주행차보다 ‘UAM 상용화’ 더 빠를 듯
UAM은 기존 소형 택배용 드론, 헬리콥터, 소형항공기, 대형항공기 등과 차별화된 높이를 유지하게 된다. <그림1>과 같이 공중에서 접촉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법규가 마련되고 있다.
UAM의 이착륙장으로 우선 사용하게 될 버티포트(UAM 이착륙장) 개발을 위해 한국공항공사는 <그림2>처럼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에 버티포트 구축관련 업무를 준비 중이다.
또한, 지난해 말에는 한국교통안전공단, 한국국토정보공사 등 6곳과 업무협약을 맺고 UAM의 민간산업 지원을 추진하기로 했다.
민간기관인 대한항공도 UAM 시장 조기진입을 위해 인천광역시, 인하대, 한국항공대, 항공우주산학융합원과 ‘UAM 안전 기술개발 및 실증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제주항공도 K-UAM GC 실증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다. 현재 국내외 전문가들은 UAM 상용화가 자율주행차 상용화보다 더 빠를 것으로 예측한다. 관련 기술 또한 비약적으로 발전하여 공공은 물론 민간까지도 빠르게 상용화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UAM시장에서 가장 먼저 상용화를 이룬 회사는 중국의 EHang사로, 이미 미국 나스닥에도 상장이 되어 있을 정도로 그 개발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림3>은 2020년 11월에 국내 여의도에서 시범운영을 했던 EHang사의 UAM 기종으로 기존 드론과는 다르게 동체에 프로펠러가 16개나 있다. 비행 중 프로펠러 몇 개가 고장을 일으켜도 추락하는 일이 없을 정도로 안전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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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김포공항 버티포트(UAM 이착륙장)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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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상용화된 중국 EHang사의 UAM
의료분야, 소방 및 공공 재난분야부터 우선 도입
그렇다면 UAM은 우리 도시와 교통생활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UAM 도입이 시급한 분야가 의료계다. 지난해 이태원 참사 이후 닥터헬기의 중요성이 재차 강조되었지만, 비싼 가격과 이착륙 제약 때문에 도심에서는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비해, UAM은 일반 도로는 물론 반경 10m 정도의 공간만 있으면 이착륙이 가능하기 때문에 도심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그림4>는 이미 상용화된 중국 EHang사의 의료용 UAM으로 2025년 이후 닥터헬기 대용으로 빠르게 의료계에 먼저 도입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림5>와 같이 소방용 UAM도 빠르게 상용화될 것이다. 국내에도 이미 초고층 아파트가 대세인데, 소방용 사다리차는 17층용이 대부분이라 화재진압에 한계가 있다. UAM 도입시 인명구조는 물론이고 고층에서 화재진압시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밖에 UAM은 산악지역이나 바다에서의 인명구조 등 다양한 공공 재난분야에도 우선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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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의료지원용 UAM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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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소방지원용 UAM 사례
RAM 타고 서울-울릉도 1시간, 전국이 관광지화
UAM은 주로 도심형이나 단거리용으로 적합하다. 수직으로 이착륙이 가능하면서 130km/h 정도의 속도로 이동한다. 현재는 배터리 문제로 약 30여분간 이동이 가능하지만 빠른 속도로 배터리 지속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또하나 주목해야 할 기종은 바로 RAM(Regional Air Mobility)이다. 약 100m의 활주로가 필요하지만, 속도가 500km/h 정도 되므로 서울과 지방 소도시는 물론 제주도, 울릉도까지도 지금 당장 운행이 가능한 기종이다.
최근 저출산고령화 및 수도권 인구집중으로 국내 지자체 상당수가 지방소멸을 걱정할 정도로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데, RAM이 국내에 운행되기 시작하면 전국이 관광지로 변모할 수 있다. RAM을 타고 서울에서 진도나 통영, 울진 등까지 약 30분대에 날아가고 현지에서는 UAM을 활용, 주변의 숨은 관광지를 방문하면 된다.
실제 제주도에서는 2025년 이후 제주공항에서 한라산 백록담까지 15분만에 UAM을 활용하여 관광객을 실어 나른다는 계획으로 대우건설과 공동으로 UAM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KTX나 SRT는 정차역 주변만 발전된 데 비해, UAM이 도입되면 정차역 중심으로 반경 50km까지는 전부 관광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울릉도의 경우 RAM을 이용하면 서울 한강 둔치에서 이륙해 울릉도 시내까지 약 1시간 이내에 운행이 가능하다.
건설회사의 UAM 개발참여 사례
서울-경기 10분만에 이동, 주거문화 변화 온다
주거지역의 획기적인 변화도 기대할 수 있다. 강남에서 비싼 세금을 내고 사는 것보다 UAM으로 10분 거리인 가평, 청평, 양평, 퇴촌지역에서 맑은 공기와 깨끗한 자연환경으로 둘러싸인 테라스하우스나 단독주택을 구입해 사는 것을 더 선호할 수 있다.
UAM이 상용화된다면 대도시에 굳이 살 필요가 없어진다. 생활SOC 접근성 때문에 대도시들이 인기가 많았다면 UAM 때문에 대도시 주변 30km 이내 자연환경이 좋은 주거지에서 사는 것을 더 선호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2030년 정도가 되면 UAM 가격은 1억원 이하로 내려갈 것이다. UAM은 태양광으로 충전하기 때문에 유지비용도 들지 않는다. 특히 자율주행기능은 자동차보다 훨씬 뛰어나고 안전해서 일반 개인용 승용차 시장을 UAM이 장악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우리 주거문화에도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 자동차의 출현으로 대도시가 만들어졌듯이 UAM의 등장은 인간을 자연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역할을 할 것이다. 물론 건설업계도 이 엄청난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초고층빌딩 옥상에 설치된 버티포트(UAM 이착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