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과정에서 복잡다단한 법적규제사항들이 있지만, 중소규모 주택사업에서의 가장 중요한 설계요인이 있다면 ‘일조권 높이제한’일 것이다. 현장에선 ‘일조권 사선제한’이라고 말하는데, 주거지역에서 신축하는 다세대주택, 다가구주택, 상가주택, 그리고 근린생활시설에 이르기까지 모든 건축물은 일조권 적용을 받아야 한다. 이러한 일조권 높이제한의 법령 때문에 일상에서 지어지는 많은 건축물이 한결같이 같은 모양이다. 한마디로 건축법이 만들어낸 건물의 형태이다.

2023년 하반기, 일조권 높이제한에 대한 「건축법 시행령」이 개정될 예정이다

그동안 건축계에서는 일조권 개정을 위해 다양한 논의가 있어 왔다. 국토교통부는 2022년 12월 26일부터 2023년 2월 4일까지 「건축법 시행령」 제86조제1항의 개정에 대한 입법예고를 진행중에 있다. 2023년 2월중으로 입법예고가 마무리되면 시행령개정 공포후 6개월이 경과되는 시점에 시행될 예정이다. 대략 2023년 9월경에 시행될 것으로 본다. 「건축법 시행령」 개정 이후, 각 지자체별로 건축조례가 개정되어야 현장에서 실제로 적용할 수 있게 되므로 빨라도 9월말이나 10월 정도에 본격적인 시행이 될 것이다.
개정 내용은 지자체 조례개정과 시행일 이후 건축허가 접수분부터 적용된다. 그전에 건축허가를 접수한 경우엔 건축허가 변경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다.

일조권 높이제한을 적용받은 건축물(오픈스케일 건축사사무소)

「건축법 시행령」 개정, 구체적인 내용은 이렇다

현행 일조권 높이제한은 「국토계획법」의 용도지역에서 전용주거지역이나 일반주거지역에서 건축물을 건축하는 경우에는 정북 방향의 인접 대지경계선으로부터 높이 9m 이하인 부분은 1.5m 이상을, 높이 9m를 초과하는 부분은 건축물 각 부분 높이의 2분의 1 이상을 띄우도록 하고 있다. 이 규정이 앞으로는 높이 10m 이하인 부분은 1.5m 이상을, 높이 10m를 초과하는 부분은 건축물 각 부분 높이의 2분의 1 이상을 띄우도록 개정될 예정이다.

왜, 9미터에서 10미터로 개정되는가?

일반적으로 다세대주택이나 다가구주택을 신축할 때, 1층은 필로티구조로 주차장을 계획한다. 이 경우 단순한 주차구획을 계획시 주차구획의 높이는 2.1m 이상이어야 하고, 차로를 계획시엔 차로 높이는 2.3m 이상이어야 한다. 법적으로 1층 주차장 상부에 단열재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하고 주택의 설비배관 등을 설치하면 1층의 층고는 3.2m 이상으로 계획해야 주차장법 규정을 만족할 수 있다. 또한 3층의 일부는 일조권 높이제한으로 만들어진 4층 베란다 하부가 될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 4층 베란다 하부는 22cm의 단열재를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3층의 일부는 천장고가 낮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기술적인 이유 때문에 기존의 법령대로 1.5m를 이격하고 9m 높이 안에 3층을 계획하기가 빠듯한 상황이었다. 이제 10m로 개정되면 기존보다는 훨씬 여유롭고 쾌적한 환경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