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론 단계 PF사업장
지원정책 살펴라
금융당국이 채산성이 맞지 않은 부동산PF 사업장을 정리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브릿지론 단계에서 문제를 겪고 있다면 ‘공공지원 민간임대리츠’ 지원정책을 눈여겨볼 만하다.
글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
부동산PF 구조조정 속도 더 강력해질 것
지난해 말 기준 금융권 부동산PF 대출 잔액은 135조 6,000억원에 달한다. 이중 84%가 은행, 보험사, 여신전문금융사에 집중되어 있다. 특히 증권사와 저축은행 연체율이 최근 급격히 증가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반면, 금융당국은 과거 위기 대비 위험성이 크게 낮은 상황인데다 당국이 리스크관리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부동산PF 사업장에 대한 구조조정 속도는 더 강력해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부동산PF 채산성이 맞지 않으면 주인이 바뀌는 게 적정하다는 입장으로 조만간 새로운 부동산PF 사업성 평가 기준도 발표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사업성을 낼 수 있는 사업장은 금융기관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부실 사업장은 정리 · 재구조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브릿지론 단계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는 사업자를 비롯해 자금조달 문제에 직면해 있는 사업자들은 앞으로 전개될 정책환경과 시장흐름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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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 금융권 부동산PF 대출 잔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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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2> 증권 · 저축은행 · 여신전문금융사 연체율 추이
공공지원 민간임대리츠로 전환해 사업지속 가능
주택사업자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단기 브릿지론을 본PF로 전환하지 못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업자라면, 최근에 국토부가 내놓은 <공공지원 민간임대리츠>를 눈여겨볼 만하다.
자금조달에 문제가 생겨 주택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브릿지론만 일으키고 멈춰있는 사업장을 경매나 공매로 처리하는 대신에 공공지원 민간임대리츠로 전환해서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
공공지원 민간임대리츠는 2015년 11월 이후부터 모자(母子)리츠 구조로 추진하고 있는 상품으로 주택도시기금이 모리츠에 출자를 하고, 모리츠가 개별적으로 자리츠에 출자하는 구조로 운영한다(그림3 참조).
<그림3> <공공지원 민간임대리츠>를 위한 모자리츠 구조도
주택도시기금 지원받아 민간임대리츠로 전환
본PF로 전환하지 못해 토지가 경매될 경우 지분출자(Equity) 사업자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그림4 참조). 뿐만아니라 브릿지론 상환이 어려운 경우도 발생할 수 있어 금융기관의 손실도 불가피할 수 있다. 이러한 사업장이 주택도시기금을 지원받아 공공지원 민간임대리츠로 전환하고 HUG 보증을 통해 신용보강이 되면 PF대출, 착공 등이 원활히 진행할 수 있다.
사업자 입장에서도 임대 운영하다가 주택시장이 개선되는 시점에서 적정 가격으로 매각하면 지분출자 투자비를 회수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토지를 보유했던 시공사가 리츠에 참여할 경우, 토지매각을 통한 브릿지론 상환과 함께 도급공사를 통해 매출 확보도 가능할 수 있다.
정부는 4월말까지 신청기관, 사업부지 현황, 건축개요 등 사전 수요조사를 진행하고, 공모를 공고할 예정이다. 이후에 개발계획, 임대계획, 재무계획 등을 포함하는 사업계획서 제출을 받은 후에 평가(HUG 계량지표, 평가위원회 비계량지표)를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 임대리츠제도팀에서 브릿지로 사업장 공모참여를 안내하고 있는바, 관심을 갖고 활용성을 점검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