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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훈처 창설 60주년 기념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을
만나다

우리협회는 1994년 시작한 국가유공자 주거여건개선사업을 28년째 지속하며 국가보훈처와 인연을 이어왔다.
올해 국가보훈처의 창설 60주년이 각별하게 여겨지는 이유다. 호국보훈의 달, 황기철 제31대 국가보훈처장(장관)을 만나보훈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 구선영 사진 왕규태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은...
  • 1957년 경남 창원 진해 출생
  • 1978년 해군사관학교 제32기 졸업
  • 1991년 프랑스 파리 제1대학교 역사학 석사
  • 2012년 해군사관학교장
  • 2013년 해군참모총장(대장)
  • 2015년 한남대학교 정치외교학 박사
  • 2017년 세종대학교 석좌교수
  • 2020년 12월 제31대 국가보훈처장 취임
37년간 군복무, 해군참모총장 역임
‘아덴만의 영웅’에게 맡겨진 국가보훈 임무
“군생활 중에도 ‘보훈’ 중요성 느껴”

‘아덴만의 영웅’으로 국민들의 기억 속에 각인된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이 지난해 12월 31일 제31대 국가보훈처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2011년 1월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된 삼호주얼리호 선원을 구출하는 ‘아덴만 여명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끈 주인공이다. 당시 해군작전사령관으로 1주일간 잠도 자지 않고 작전계획을 세운 일화로 유명하다. 해군참모총장 재임시에는 전사·순직한 해군 장병의 유자녀를 지원하는 해군 장학재단설립을 주도하기도 했다.
1974년 해군사관학교 32기로 입학, 78년 졸업 후 소위로 임관하여 37년간 여러 요직을 거쳤다. 2015년 군을 떠났다가 2020년 다시 국가의 부름을 받고 돌아왔다.
지난 5월 14일 서울지방보훈청에서 만난 황기철 처장은 큰 키에 늠름한 풍채를 드러냈다. 보훈행정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소통과 공감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황기철 처장은 전국의 보훈관서와 보훈현장, 중앙과 지방 보훈단체장, 유공자, 국회 등을 찾아다니며 바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황기철 보훈처장이 5월 22일 미국 펜실베이나주 필라델피아에 있는 한국전 참전비를 방문해 참전용사들의 헌신과 희생을 기린 뒤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보훈처.
Q. 예전에는 군인을, 지금은 유공자를 돌보는 소감이 어떤가.
군생활을 하는 동안 부하들의 안전을 걱정하는 마음에 나무 한 그루를 자른 적이 없고 곤충 한 마리도 잡지 않았다. 국가의 안보를 지키려다 불가피하게 부상이나 피해를 입은 부하들을 보면서 보훈의 의미와 중요성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보훈은 군과 국가가 나서서 해야 할 일이다. 그러한 일을 책임지는 국가보훈처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되어 무척 영광스러우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Q. 취임 후 주력한 활동은 무엇인가.
우선은 전국의 보훈관서를 다니며 고충을 듣고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젊은 직원들이 연세 많으신 유공자들을 모시기 위해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며 굉장히 큰 고마움을 느꼈다. 보훈처 직원들의 업무가 다른 정부부처에 비해 여러 측면에서 어려움이 크다. 주위에서 많이 응원하고 지지해 주었으면 한다.
Q. 천안함 국가유공자의 집을 직접 방문했는데.
마음이 무척 아팠다. 천안함 국가유공자인 신은총 하사는 일상생활을 제대로 영위하지 못한 채 10년 넘게 극심한 통증에 시달려 왔음에도 충분한 보상과 지원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국가보훈처는 적극행정제도를 이용해 이렇게 현장에서 보고 느낀 그대로를 정책에 반영함으로써 유공자에게 조금이라도 더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 중이다.
Q. 국회, 정부부처도 직접 방문하는 것으로 안다.
보훈가족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정책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보건복지부와 기획재정부 등 여러 기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유공자들이 겪는 현실에 대한 공감이 없으면 협력도 힘들기 때문에 직접 찾아다니면서 공감대를 만들고 있다.
창설 60년 맞이한 국가보훈처
독립유공자 포상 대폭 확대,
‘보훈의료’, ‘보훈외교’ 성과 두드러져

올해 창설 60주년을 맞이한 국가보훈처는 1961년 8월 5일 군사원호청으로 시작해 1985년 1월 1일 지금의 국가보훈처로 개편됐다. 문재인 정부 들어 국가보훈처장을 차관급에서 장관급으로 격상하는 등 국가보훈 확대를 기조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Q. 현 정부 들어 국가보훈처의 성과는.
역대 최대 규모의 독립유공자를 발굴하고 포상한 것을 꼽을 수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독립유공자 포상 심사기준을 개선해 2019년 647명, 지난해 585명 등 연 평균 600명이 넘는 분들을 포상했다.(이전 10년간 연평균 380명 포상)
Q. 보건의료에도 주력한 것으로 안다.
참전유공자 진료비 감면을 13년 만에 60%에서 90%까지 확대해 경제적 부담을 크게 줄였다. 인천보훈병원(2019년), 원주보훈요양원(2020년)을 개원한데 이어, 올해 광주·부산보훈병원 재활센터를 개원하고 내년에는 전북권 보훈요양원을 개원할 예정이다. 추가적으로 고령의 국가유공자들이 집 가까운 곳에서 의료비 부담없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위탁병원을 매년 100곳을 추가로 지정해 내년까지 640곳으로 확대할 계획으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Q. 보훈외교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22개 6.25전쟁 참전국을 대상으로 참전용사 초청행사를 해왔다. 최근엔 코로나로 인해 각국 주한 대사관을 직접 찾아다니며 고마움을 전하고 있다. 참전용사들의 자부심을 세워주면 대한민국의 위상도 높아진다. 이런 보훈자산을 갖고 있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우리뿐이다. 지난해엔 참전용사에게 마스크 300만장을 보내기도 했다.
Q. 그밖에 주력하는 사업이 있다면.
각종 기념시설이나 기념일 등 보훈을 기억하고 알리는 기능들을 통일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려 한다. 현재는 선양 · 예우시설이나 행사들을 여러 부처에서 분산 관리하고 주관하다보니 중요한 가치들이 일관성있게 전달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 국립대전현충원에 자리한 서해수호 55용사 전사자묘역을 참배 중이다.
  • 천안함 국가유공자 자택을 방문하여 위문하고 있다.
국가유공자 주거환경개선 위해
주택업체의 자발적 참여에 깊이 감사
사회 전반에 ‘보훈문화’ 뿌리 내려야

우리협회는 1994년 시작한 국가유공자 주거여건개선사업을 28년째 지속하며 국가보훈처와 인연을 이어왔다. 황기철 보훈처장은 “보훈을 위해 민간의 자발적인 참여가 정말 필요하다”며, “국가유공자 노후주택 보수에 자발적으로 나서준 주택업체에 감사하다”는 뜻을 전했다.

Q. 국가유공자들의 주거 현황은 어떤가.
대부분 고령인 상황에다 거주하는 주택도 오래된 경우가 많다. 약 2만 여명의 국가유공자가 기초생활보장 주거급여 수급자로 저소득 취약계층에 해당한다. 2009년부터 정부차원에서 가구당 2,000만원 이내로 지원해 노후주택보수를 추진했다. 또한, 아파트분양이나 주택구입, 임차 등을 위해 최대 6,000만원 한도 내에서 연 1.3% 이율의 대출지원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Q. 협회의 주거여건개선사업에 대한 평가는.
문재인 대통령은 “나라를 위한 희생은 공동체가 함께 책임져야 할 명예로운 일”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런 점에서 대한주택건설협회에서 국가유공자들의 생활여건개선을 위해 자발적으로 나선 것은 그러한 명예로운 일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Q. 기업과 민간의 역할도 중요할 것 같다.
물론이다. 우리 국민과 기업 등 민간의 일상적인 영역에서 국가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존경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 이것이 우리 사회 전반에 ‘보훈문화’가 뿌리내리는 방법일 것이다. 기업과 국민 각자가 현실과 각각의 상황에 맞게 보훈을 실천해주시길 바라며 그러한 노력만으로도 너무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Q. 주택업계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국가가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기나, 코로나19와 같은 힘든 여건 속에서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국가유공자분들을 위한 주거여건개선사업을 추진해 주신 대한주택건설협회와 회원사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리며 대한주택건설협회의 무궁한 발전과 건승을 기원드린다.

인터뷰 내내 황기철 처장은 좀처럼 웃지 않았다. 검은 넥타이를 매는 날이 부지기수인 보훈처장에게 웃음은 가당치 않다는 게 이유였다. 오늘만큼은 웃어달라는 요청과 함께 지나온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을 물었다. 망설임 없이 “군인이 된 것”이라며 “다시 태어나도 군대에 갈 것”이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황 처장은 보훈가족들을 향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것이니 건강하게 오래 사시고, 어려운 점이 있으면 언제든 찾아오시라”는 당부를 남겼다.

지난 4월 서울 중앙보훈병원에서 열린 치과병원 증축공사 기공식
  • 경기북부보훈지청을 방문해 보훈가족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있는 모습
  • 각국 주한 대사관을 방문해 ‘6.25전쟁 참전국 보답 행보(Korea reciprocate)’를 이어가고 있다. 주한 프랑스 대사 접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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