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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과 IT의 만남
프롭테크의 등장
전세계적으로 프롭테크 스타트업이 활발하다. 부동산 거래에 IT기술을 접목한 프롭테크의 선두주자는 미국이다.미국의 유명 프롭테크 기업과 함께 한국의 유망 프롭테크 스타트업을 소개한다.
글 김형모
(주)여의도김박사연구소 소장 · ‘여의도 김박사’ 유튜버크리에이터
‘O2O’라는 사업이 있다. ‘ON-Line to OFF-Line’의 줄임말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합쳐져서 하나의 비즈니스가 창출되는 것을 뜻한다. 배달의 민족이 대표적인 예다. 온라인에서 주문하면 오프라인 음식점에서 배달하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합쳐진 O2O사업이다.
최근에 O2O의 새로운 비즈니스모델로 각광 받는 것이 바로 ‘프롭테크’다. 프롭테크(Proptech)는 부동산을 의미하는 ‘Property’와 기술을 의미하는 ‘Technology’의 합성용어로, 부동산 거래에 IT기술을 접목한 신사업 모델을 말한다.
플랫폼 기반의 비즈니스모델
프롭테크 기업,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주목
최근 미국의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스타트업이 바로 프롭테크 기업이다. IT 기술을 부동산시장에 접목해 부동산개발, 매각·매수, 임대관리, 임차운영 등 다양한 분야를 서비스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많은 젊은이들이 프롭테크에 도전하고 있다.
대부분의 프롭테크 기업들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모바일 홈페이지나 PC 기반의 홈페이지를 만들고 사용자들을 모은 후 본인들의 서비스나 재화를 사용하게 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하고 있다.
플랫폼(Platform)은 중세 성곽에 놓인 대포를 쏠 수 있도록 만든 널빤지에서 유래한 단어다. 포를 널빤지 위에 두고 여러 방향의 적에게 필요시 다양한 공격을 하게끔 제작한 것이다.
플랫폼은 원래 기차역의 승강장이나 무대라는 뜻이지만 산업계에서는 기초가 되는 틀·규격·표준을 의미한다. 자동차에서는 주요 장비들이 장착된 기본 골격을 플랫폼이라고 부르고, 컴퓨터에서는 시스템의 기반이 되는 운영체제(OS)를 플랫폼이라고 한다. 최근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서비스·콘텐츠·기기를 포괄하는 생태계라는 뜻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플랫폼은 비즈니스의 양면성을 의미한다. 공급자(판매자)와 수요자(소비자)가 동시에 존재하는 시장에서 공급자가 많은 플랫폼에 소비자들이 몰리게 되고, 소비자들이 많은 플랫폼에 공급자들도 몰리게 된다. 공급자가 많은 플랫폼일수록, 소비자가 많은 플랫폼일수록 간접 네트워크 효과가 커져 효용가치가 증가하게 된다. 그래서 플랫폼 비즈니스는 시장의 선점과 이에 따르는 독과점시장의 특징을 갖는다.
프롭테크 산업 또한 이러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시장이므로 간접 네트워크 효과와 독과점의 시장 특성을 나타낸다.
미국의 프롭테크 성공 사례
오픈도어 Opendoor온라인에서 집 사고 팔기
오픈도어는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4,500억원을 투자해서 주목을 받았고 이미 회사가치가 2조원을 넘어섰다.
집을 팔고 싶은 사람이 오픈도어 홈페이지에 집 주소를 제공하면 자체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적용해 현금 매입가를 결정하고 매도자에게 제시한다. 매도자가 집값을 승인할 경우 오픈도어는 집을 선매수해서 수리한 후 다시 매각한다. 오픈도어가 거래한 주택은 2017년 3,127채, 2018년 7,470채, 2019년 1만 8,799채로 팬데믹 이전까지는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미국에서 주택 매매시 평균 부동산 중개수수료는 매매가의 5.5%이지만 각종 부대비용이 중개수수료 못지않게 발생한다. 오픈도어는 이 수수료를 7%로 높게 받는 대신 기타 수수료는 0%로 만드는 전략으로 시장을 개척했다.
부동산 핀테크 분야의 대표 기업
렌딩클럽은 주택을 구매할 개인에게 P2P를 이용해 구매자금을 대출해주는 사이트다. P2P는 돈이 필요한 사람과 여유자금을 운용하고 싶은 사람을 연결해 주는 시스템이다. 대출금의 이자 중 일부는 렌딩클럽이 수수료로 가져가고 나머지 금액은 투자자에게 투자수익으로 돌려준다. 렌딩클럽은 단순대출만이 아니라 중개, 대출, 보험 등의 서비스를 통합패키지로 제공하고 있다.
출처 : Lending Club 홈페이지 질로우 Zillow빅데이터로 부동산 가치 측정
질로우는 미국 1위 부동산 업체다. 미국 전체 주택 중 97%에 달하는 1억 3,500만 채의 부동산 빅데이터를 통해 부동산의 가치를 측정한다.
구글에서 미국 주택 주소지를 검색하면 대부분 질로우 분석 사이트로 연결된다. 주택 내외부 사진은 물론 거래내역, 적정 매매가·임대료, 주택담보대출 정보, 인근 공립 초·중·고등학교 평점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질로우는 한 해 매출만 1조원에 이른다. 방문자들의 관심사, 검색기록 등을 분석해 적합한 매물을 추천해주는 기능이 뛰어나다.
건물의 3차원 설계 보여주는 플랫폼
매터포트는 3D 카메라와 가상투어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의 프롭테크 회사다. 건물의 도면 정보를 3차원으로 제공하며 모바일로도 서비스한다. 분양을 받거나 사려는 물건의 도면 또는 3차원 설계를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플랫폼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출처 : matterport 홈페이지한국의 유망 프롭테크 기업들
자이랜드 XAI Land건물·토지의 가치평가부터 매각·매수까지
한국에서도 유능한 젊은이들이 시작한 프롭테크 기업들이 늘고 있다. XAI랜드는 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젊은이들이 만든 회사다. 자체적인 데이터 및 AI 시스템을 이용해 건물 및 토지의 가치를 평가하고 매각·매수 서비스까지 확장하려는 목표를 지닌 스타트업 기업이다.
앞서 언급한 미국의 부동산 프롭테크 기업들은 기본적으로 건물의 가치평가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 것에 비해, 한국은 공인된 감정평가법인이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일반인이 공개적으로 데이터에 접근하는 것이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데이터가 디지털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프롭테크의 가장 기본 정보인 가격정보와 가치평가 데이터의 축적이 원활하지 않다. 이렇게 원초적인 데이터가 부족하면 한국의 프롭테크 발전이 속도를 내기 어려워진다. XAI랜드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이 회사의 기술을 기반으로 많은 프롭테크 서비스가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이 온라인으로 쉽게 토지 및 건물의 가치평가에 접근해야만 그 이후에 매각, 매수, 임대, 개발 등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하다. XAI랜드의 데이터 축적 작업이 그 시기를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입주에서 퇴거까지 부동산종합서비스
프롭테크 기반으로 건물의 임대관리 및 빌딩관리를 해주는 부동산종합서비스 ‘누림’이 있다. (주)K-피엠씨에서 개발해 운영 중이다. 신규임대계약, 입주관리, 건물관리, 옵션가전제품점검, 민원처리 등 입주에서 퇴거까지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모든 현황을 건물주와 수분양자가 모바일을 통해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부동산의 분야가 오프라인에서 벗어나 점점 더 온라인으로 진화하고 있는 현상을 잘 보여주는 프롭테크다.
‘한달살기’ 임대차사업 플랫폼
리브애니웨어는 ‘한달살기’라는 특이한 임대차사업을 플랫폼 기반으로 전개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이 활성화되고 재택근무가 장기화되면서 휴양지에 장기간 머물며 근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달 동안 장기숙박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플랫폼 업체도 인기를 얻고 있다.
지번만 입력하면 사업타당성 분석완료
창설빌드시스템은 부동산 시행업과 태양광개발사업에 대한 툴을 제공하는 회사다.
일반 시행사들이 토지를 매입하기 전에 지번을 입력하면 어떤 건축물을 어떻게 건축할 수 있고 얼마에 토지를 매입하면 얼마의 사업수익성이 발생하는지 파악하는데 활용할 수 있는 프롭테크 서비스다.
태양광시스템사업에 대한 사업타당성 검토도 상세하게 제공한다. 지번을 입력하면 해당지역에 태양광 발전용량이 어느 정도 가능한지 정확하게 예측하고 설계까지 해주기 때문에 태양광 사업자들에게도 매우 유용한 사이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