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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건설산업의
혁신소재들
Innovative Materials
이번 호에서는 미래 건설산업을 바꿀 혁신 소재를 소개한다.건설에서 40%의 비중을 차지하는 소재는 건설산업의 미래를 바꾸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글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건설에서 ‘소재’가 차지하는 비중 40% 달해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은 전 세계의 화두이며 건설산업 분야도 예외일 수 없다. 특히 소재의 효율성은 중요한 결정요인이 되고 있다. 건설을 수행하는 데 소재의 비중이 전체 사업비용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번 지어진 건축물은 오랜 시간 사용자와 환경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최대한 환경친화적이고 에너지 효율적으로 건설되어야 한다.
이러한 필요성은 새로운 소재 개발과 적용을 통해 건설산업의 혁신을 도모하려는 연구의 동기부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콘크리트와 철재가 건설산업의 중심 소재로 자리잡은 현재의 모습은 향후 10년 안에 급격히 달라질 것이다. 미래 건설산업을 바꿀 혁신 소재를 소개한다.
미래 건설산업을 바꿀 혁신 소재들
- 자기 치유 콘크리트(Self-healing Concre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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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치유 콘크리트는 2006년 네덜란드의 델프트 공대의 미생물학자 욘커스 교수 등의 연구진이 처음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기 치유 콘크리트의 기본원리는 콘크리트의 균열이 발생하면 박테리아가 담긴 캡슐을 콘크리트 안에 넣어 균열부위에 탄산칼슘 성분의 방해석침전(Calcite Precipitation)을 만들어 틈새를 채우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박테리아가 만드는 결합력을 강화하기 위해 젤라틴을 추가로 첨가해 균열회복 속도를 높이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자기 치유 콘크리트의 대표적인 장점은 균열회복에 따른 구조물의 수명연장과 유지보수비용의 절감이다. 이외에도 자기 치유 콘크리트의 경우 일반 콘크리트보다 철근을 적게 사용할 수 있으며 콘크리트 수명연장을 통해 시멘트 생산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절감 또한 가능하다. 자기 치유 콘크리트의 핵심기술은 방해석침전을 만들어 내는 박테리아로 pH10 이상의 콘크리트 안에서 생존하지 못하는 박테리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환경조건 구성과 영양분 공급 등의 분야에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 그래핀(3D Graph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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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중반부터 꿈의 신소재로 평가받아온 그래핀은 인공재료 중의 하나로 응용분야가 매우 넓다. 다만 물리적으로 시트 또는 플레이크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건설사업에 적용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현재 그래핀의 활용방식은 가능성을 확인하는 초기단계로 추가적인 실증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향후 그래핀의 활용범위는 건설산업뿐만 아니라 산업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래핀의 활용방법들을 다음 몇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 • 강철의 코팅제
- 그래핀의 부식 방지 특성을 강철의 코팅제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그래핀 코팅은 물, 화학물질 및 외부환경으로부터 강철의 부식을 방지할 수 있어 건설산업에서 강철이 사용되는 모든 응용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
- • 그래핀과 시멘트 혼합방식
- 혼합 매트릭스 형태의 그래핀으로 시멘트의 강도를 증가시키고 자가세척이 가능한 친환경 콘크리트 생산에 활용할 수 있다. 그래핀과 그래핀 옥사이드는 시멘트 강도의 내성을 높이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콘크리트 내외부의 유해한 분자를 무해한 화합물로 분해 할 수 있는 촉매환경을 구축하는 데에도 활용할 수 있다.
- • 그래핀을 보호도료 생산에 적용하는 방식
- 신소 기반의 모이어티(Moieties)를 포함하고 있는 일종의 그래핀 유도체인 그래핀 옥사이드는 페인트와 결합해 부식방지가 가능한 페인트구조를 형성할 수 있다. 그래핀 페인트는 표면 위에 불투과성 층을 형성해 벽돌 또는 강철 프레임에 적용될 경우 건물외부를 공기, 물 또는 화학물질로부터 보호하는데 효과적일 수 있다.
- 하이드로세라믹(Hydroceram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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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재와 콘크리트는 다양한 형태의 건축물에도 적합하고 내구성 측면에서도 우수한 범용성이 확보된 건설산업의 대표적인 소재다. 하지만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운 열효율성이 낮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
반면에 흙과 돌 그리고 나무로 지어진 우리나라의 전통한옥은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더 따뜻한 실내공기를 만들어 낸다. 재료 고유의 특성에 따른 차이 때문이다. 고대 로마시대에는 혹서기에 잔디를 물에 적셔 집안에 걸어두어 실내공기를 시원하게 만들었다. 물이 증발하면서 열을 흡수하는 기화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하이드로세라믹스는 이와 같은 기화작용을 활용해 개발된 소재다. 다량의 수분을 흡수할 수 있는 하이드로겔 구슬이 박힌 세라믹 직물은 외부온도에 따라 자동으로 냉각작용과 단열작용을 일으킨다. 하이드로겔은 더운 날씨에 각 구슬이 수분을 증발시키며 열을 빼앗는 기화작용을 일으키고 반대로 비가 올 때는 수분을 보충한다.
스페인의 IAAC(Institute for advanced architecture of Catalonia)에 따르면 하이드로세라믹스를 적용할 경우 냉방과 단열에 필요한 전기사용량을 약 28%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여름철에는 실내공기를 약 5~6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오염흡수 벽돌(Pollution Absorbing Bric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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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위적 활동에 따른 탄소배출과 건축물로 인한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혁신적인 연구활동의 하나인 오염흡수 벽돌은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건축학과 교수(Carmen Trudell)가 개발했다.
오염흡수 벽돌의 기본 개념은 외부공기를 여과하여 건축물 내부로 공급하는 방식으로, 오염물질이나 먼지와 같은 다른 입자를 분리하는 진공청소기의 사이클론 여과 개념을 응용한 것이다.
다공성 콘크리트 블록 형태인 오염흡수 벽돌은 다음의 그림에서 보듯이 구조물 내부의 공기 흐름을 유도하기 위해 표면처리된 방식으로 설계되며, 구조적 보강을 위해 샤프트가 삽입된다. 두 개의 벽돌 사이에는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커플러(연결장치)가 위치하며 호퍼를 통해 입자를 수집한다.
오염흡수 벽돌의 장점은 벽돌생산시 기계부품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소비되는 에너지양이 적고, 기계식 공기여과방식에 비해 저렴하며, 숙련된 작업자 없이도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어 경제적인 장점이 있다.
- 발광 콘크리트(Light Generating Concrete)
- 발광 콘크리트는 낮에 태양에너지를 저장해 밤에 가시광선으로 변환하는 콘크리트다. 발광성분혼합, 미세구조수정, 표면코팅의 세 가지 주요방식으로 생산할 수 있다. 전기의 공급 없이 밤새 은은한 빛을 발산해 에너지절약적이고 저탄소친환경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발광 콘크리트는 건축환경 장식, 도로 및 차선 조명, 고속도로 표지판 및 안전 분야에서 적용 가능성이 매우 크다.
- 투명 알루미늄(Transparent Aluminum)
- 투명 알루미늄은 사파이어보다 2배 이상 단단한 세라믹 합금으로 부식에 강하고 방사선 및 산화에 강한 소재다. 건축물의 창문이나 해저탐사용 차량의 투명 유리돔을 만드는데 활용할 수 있다.
- 인비저블 태양광 셀(Invisible Solar Cell)
- 거대한 태양전지판 없이 빛의 파장을 가장자리의 셀로 보내 전력을 생산한다. 건축물의 창과 문을 포함한 모든 구성 요소에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소재 혁신으로 이끄는 미래건설산업
건설산업의 미래 혁신을 위해서는 프로세스의 통합화가 필요하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식의 고도화와 더불어 건축물 생산에 직접 사용되는 소재의 개발이 동반되어야 한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기존 소재의 결점을 보완하거나 우수한 기능 및 구조적 특성을 가진 신소재들이 개발되면서 건설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소재들이 등장하고 있다. 건설산업의 혁신 소재는 친환경적이면서도 구조적으로 강하고 화재와 지진 등의 재난에 대한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가격경쟁력을 보유하면서 동시에 빠른 시공이 가능한 특성을 가져야 한다. 이런 까다로운 특성을 가진 새로운 소재 개발이 확대되고 시장에서의 범용성이 확보된다면 미래 건설산업의 혁신은 예상보다 빠르게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