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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의
스마트웨어러블 기술
건설산업 분야의 미래기술로 스마트 웨어러블 기술이 손꼽히고 있다. 특히 건설현장에서 근로자의 작업능력 개선과 안전확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스마트 웨어러블 기술의 활용방식과 사례를 알아본다.

글 손태홍
공학박사·한국건설산업연구원 미래기술전략연구실장
스마트 웨어러블 기술이란, ‘신체와 함께하는 컴퓨터’
소프트웨어 기반의 다국적 기업인 오토데스크는 2020년 건설산업을 뒤흔들 7가지 미래 기술을 소개하면서 첫 번째로 스마트 웨어러블 기술(Smart Wearable Technology)을 꼽았다. 기본적으로 옥외현장에서 생산이 이뤄지고 높은 곳에서의 중장비 사용, 헬멧, 안경, 조끼, 작업화 등의 보호장비를 근로자가 오랫동안 착용해야 하는 단점을 스마트 웨어러블 기술을 활용해 극복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시장조사기관 IDtechEX는 2015년 200억 달러 수준이던 세계 웨어러블 기술시장의 가치가 2025년에는 70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세계 산업용 웨어러블 시장의 규모는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50.2%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86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MIT 미디어랩은 스마트 웨어러블 기술에 대한 정의를 ‘웨어러블 기기를 신체에 부착해 컴퓨팅 행위를 할 수 있는 모든 전자기기와 일부 컴퓨터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으로 내리고 있다.
쉽게 말하면, 이동 및 활동 중에 사용할 수 있도록 신체 또는 의복에 부착이 가능한 전자기기를 의미한다.
웨어러블 기기의 등장은 1960년대다. 시계나 신발에 카메라 등을 단순히 장착하는 방식의 연구가 시작됐다. 1990년대 이후부터는 기기의 경량화가 가능해졌으며 2010년대 들어서는 스마트폰과 테블릿 PC가 발전하고 무선통신과 배터리 성능이 향상되면서 일상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웨어러블 기기에서 수집된 정보를 자체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스마트 기기 외의 기기와 상호교환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액세서리형, 의류 일체형, 신체 이식·부착형으로 분류
웨어러블 기기의 기술적 형태는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휴대가 가능한 제품 형태의 액세서리형(Portable), 피부에 부착하는 패치나 의류 형태인 의류일체형(Attachable), 신체에 직접 이식 또는 부착하는 생체이식·신체부착형(Eatable)으로 분류할 수 있다.
제품 형태에 따라 적용하는 핵심기술도 달라진다. 액세서리형 경우 초소형 비전센서, 플렉서블, 박막형 투과형 디스플레이, 고용량 및 초소형 배터리, 사용자 상호작용 기술 등이 필요하다. 의류일체형에는 직물 회로보드 기술, 접착형 전자소자 패키징 기술, 섬유 및 직물센서 개발 기술 등이 포함되고 있다. 생체이식· 신체부착형에는 안테나 및 통신 기술, 소재 및 탈부착 기술, 고분자 회로보드 기술 등이 핵심기술이다.
각각의 형태는 차이가 있지만 기술적 이슈는 비슷하다. 내구성, 유연성, 배터리 지속시간, 휴대성, 경량화 등을 해결해야 한다.
헬스케어부터 산업 분야까지 다양하게 활용 중
웨어러블 기기는 사용자의 활용 분야를 기반으로 기기별 기능에 따라 헬스케어, 피트니스, 산업, 인포테인먼트로 구분할 수 있다.
스마트 밴드(좌)와 스마트 의복(우)
- 헬스케어 웨어러블 기기
- 헬스케어 웨어러블 기기는 사용자의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자가관리 웨어러블과 만성질환자와 같은 특정 목적을 위해 개발된 의료 웨어러블로 구분된다.
- 피트니스 웨어러블 기기
- 피트니스 웨어러블은 신체에 착용하는 장치를 이용해 사용자의 운동량, 수면, 심박수 등을 모니터링하고, 소모 칼로리, 이동거리 등을 계산한다. 제품 형태는 스마트 워치, 손목 밴드, 스마트 셔츠 및 재킷 등이 있다.
- 산업용 웨어러블 기기
- 산업용은 핸즈프리 접속이 필요한 근로자를 위한 장착형 웨어러블이나 무거운 물품 이동이 가능한 로봇 형태의 웨어러블이 사용된다.
- 인포테인먼트 웨어러블 기기
- 인포테인먼트 웨어러블은 디스플레이 장치를 안경 형태의 기기에 부착해 음성명령으로 조작할 수 있는 기기 또는 시계형 기기 등이 포함 된다.
건설산업에 등장한 스마트 웨어러블 기술
과거 건설현장에서는 사업규모와 복잡성, 근로자 이동 거리, 작업 형태의 다양성 등의 영향으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일이 어려웠다. 최근에는 관련 기술의 개발로 실시간 데이터 수집이 가능해짐에 따라 웨어러블 기기의 활용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건설산업에서의 웨어러블 기술의 활용은 크게 두 가지다. 건설현장에서 근로자 행동을 분석하거나 인지기능을 분석하는 방식이 그것이다. 근로자의 행동 분석을 기반으로 하는 웨어러블 기기는 현장 작업의 형태와 근로자의 이동에 따른 위치 변화 등의 정보를 위치추적, 입력, 관성측정이 가능한 센서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수집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 관성측정 웨어러블 기기
- 가속도계와 회전 속도계, 자력계를 조합한 관성측정 센서가 부착된 웨어러블 기기는 근로자의 신체 부위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다. 해당 센서 기술을 활용해 근로자의 추락 위험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는 안전관리에도 활용되고 있다.
- 위치추적 웨어러블 기기
- 현장에서 근로자 위치를 포함해 장비와 자재 등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등의 현장관리에 활용된다.
- 압력 센서 웨어러블 기기
- 근로자의 보폭, 압력지지 분포, 균형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보행의 이상 유무를 판단하는 데 활용된다. 위와 같은 센서 기반의 웨어러블 기기는 스마트 헬멧, 스마트 워치 및 밴드, 안전화, 스마트 의복, 스마트 신발 등의 상품으로 개발되고 있다.
- 근로자 인지기능 분석 웨어러블 기기
- 주의력 결핍이나 인지수준 하락 등 불완전한 인간적 결함에 따른 안전사고를 방지하는 데 목적이 있다.
- 시선 추적 웨어러블 기기
- 근로자의 주의력 제고와 인지수준의 하락 방지를 위해 활용되는 대표적인 기술에는 시선추적 기술과 뇌파 측정 센서가 있다. 시선추적 기술은 스마트 글래스 등에 부착된 카메라를 통해 근로자의 시선을 실시간으로 추적해 시선 움직임에 따른 인지 프로세스 변화를 이해하는 데 유용하다.
- 뇌파 측정 웨어러블 기기
- 뇌파 센서는 머리 표면에 센서를 통해 뉴런의 전기적 신호를 수집해 뇌의 활동 유형에 따른 감마파, 델타파, 쎄타파 등 다양한 뇌파를 분석해 근로자의 주의력 수준, 심리 상태, 스트레스 수준 등을 이해하는 데 활용된다. 최근에는 뇌파 센서를 부착한 스마트 헬멧 또는 안전모가 개발되어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호주의 SmartCap Technologies사가 개발한 스마트 헬멧인 스마트캡(SmartCap)은 작업자의 피로 수준을 측정하고 작업 간 휴식이 필요한 시점을 매시 수면 감지를 통해 알려준다.

미래 건설현장, ‘웨어러블 장착한 건설기술자’ 대세될 것
건설산업에서 활용 가능성을 보유한 웨어러블 기기는 이미 시장에 존재한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사업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 웨어러블 기기 확대를 위해 추가적인 실증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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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소개한 다수의 웨어러블 기기는 실험 기반의 연구를 바탕으로 개발된 결과물이라는 한계를 지닌다. 따라서 건설현장이라는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에서 기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활용이 가능한지 여부는 추가적 실증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이와 함께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수집된 근로자 정보를 분석해서 의사결정 과정까지 원활하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관련 플랫폼 구축 기술이 고도화되어야 한다.
또한 웨어러블 기기 사용과정에 발생할 수 있는 보완 및 개인정보의 침해 위험성은 여전히 해결되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 생산성 제고 위한 스마트 안경과 헬멧 활용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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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해결 과제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미래 건설산업에서의 웨어러블 기기 활용은 사물인터넷, 증강 및 가상현실 기술 등 다른 스마트 기술과 함께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근로자 추락, 넘어짐 등의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실시간 정보 수집과 분석을 통한 가상시공 등 생산성 제고를 목적으로 하는 스마트 안경과 헬멧 등의 기기가 활용될 전망이다. 미래 건설산업 현장의 모습은 자동화된 기계와 장비, 그리고 공장 제작된 부재 등과 더불어 네트워크와 센서 기반의 각종 웨어러블 기기를 장착한 건설기술자로 정의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