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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일하는 만큼
지역사회 따뜻해지는 ‘공존경영’ 추구
1993년 창립한 (주)창보종합건설은 지난 28년간 서울·수도권지역에서 주택 5,000여 세대를 공급해온 주택건설기업으로 주택 브랜드 ‘밀레시티’와 오피스텔 브랜드 ‘리버리치’가 잘 알려져 있다. 그간 창보종합건설을 이끌어온 맹진호(72) 회장은 기업이 어려울 때도 기부와 봉사활동을 꾸준히 지속하며 지역사회와의 공존을 추구해온 원로 CEO로 귀감이 되고 있다.
- 글 구선영 사진 왕규태
“회사가 너무 어려울 때는 단돈 100만원이라도 들고 가서 기부했습니다. 기업가로 사는 동안 지역사회에 꾸준히 봉사하자고 다짐했던 나와의 약속을 지키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니 사회공헌은 어려움 속에서도 꾸준하게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들고 자부심도 갖게 됩니다.”
지난 28년 발자취를 회상하는 창보종합건설 맹진호 회장의 눈시울이 촉촉해졌다. 1993년 인천에서 회사를 창립한 이래 경인지역과 서울을 중심으로 총 4,818세대의 주택을 꾸준히 공급하며 인천을 대표하는 주택건설업체 CEO로 자리매김한 그다.
누구나 그랬듯이 맹 회장 역시 1997년 IMF 위기와 2008년 외환위기를 겪으며 몇 년씩 손실을 볼 정도로 어려움에 처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더 어려운 이웃들의 모습이 눈에 밟혔다고 한다.
“우리는 몇십년 사이에 충분히 잘 사는 나라가 되었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여전히 사각지대가 많습니다. 국가에만 기대서는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며 기업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대단하게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내 역량 내에서 할 수 있는 만큼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는 자세가 중요한 것이죠.”
기업가로 사는 동안 봉사하겠다는 다짐 지켜
맹 회장의 사회공헌 발자취는 숨가쁠 정도로 활기가 넘친다. 그는 2004년부터 주민자치봉사조직인 인천새마을회 13, 14대 회장으로 활동했다. 당시 회원만 2만 5,000명에 달했던 인천새마을회는 근면, 자조, 협동의 새마을정신에 기반해 지역사회 취약계층을 돕기 위한 각종 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새마을회에는 인천지역 발전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참여했고 자비를 들여 활동했습니다. ‘인천사랑’이라는 인천시 봉사단체 공동대표를 지내기도 했고요. 그러다보니 지역에 늘 관심을 갖게 되고 크고 작게 봉사할 기회를 찾게 되더군요.”
이보다 먼저 맹 회장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가 함께하는 국가유공자 노후주택 보수사업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2000년 시작한 국가유공자 노후주택 보수사업에 어느덧 19회나 참여했고 지금껏 19동의 공사를 마무리했다.
“우리 국민은 누구나 국가유공자로부터 수혜를 입은 사람들이며 그분들에 대한 예우는 당연한 도리”라고 말하는 맹 회장에게 유공자에 대한 봉사는 남다른 감회를 안겨줄 만하다. 그는 제3사관학교를 졸업한 육군장교 출신이다.
졸업 후에도 제3사관학교 후원회장으로 10년간 활동하는 등 학교발전과 동문발전을 위해 애썼다.
- 맹진호 회장이 김정식 미추홀구청장과 담소를 나누는 모습
- 2020년 12월 21일 인천시 미추홀구청을 방문해 마스크 1만 2,500장을 기부했다.
소외아동과 불우이웃에 가장 마음 쓰여
특히 인천지역 소외아동과 불우이웃돕기 지원사업은 재정상황이 어려운 시기에도 꿋꿋이 지켜온 약속이다.
2007년 기부금 4,000만원을 시작으로 2008년 4,400만원 등 지난해 연말까지 매년 꾸준한 지원을 이어왔다. 주거복지재단, 학산나눔재단, 미추홀구 신나는그룹홈, 해성보육원, 남구지역아동센터, 반디지역아동센터 등이 매년 창보종합건설의 손길이 닿는 곳이다.
맹 회장은 서울 동대문구와도 인연이 깊다. 2019년 오피스텔 건설을 위해 동대문구를 찾았다가 쌀을 기부하기 시작했다.
“대도시여도 잘 갖춰진 곳이 있는 반면에 낙후된 지역이 있습니다. 그분들에게 보탬이 되는 일을 찾다 보니 직접적인 쌀 기부를 선택하게 됐어요.” 맹 회장은 기부 시에 상대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세심하게 챙긴다.
그는 또 충주고 25회 졸업생으로 장학금 2,500만원을 학교에 기부하고 2,000만원을 들여 학교건물 도색공사를 말끔하게 완료했다. “모교니까 해주고 싶었다”는 게 이유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이에요. 일일이 얘기할 수 없지만 꾸준히 우리의 봉사와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으면 외면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몇해전 포항에 지진이 났을 때도 후원금을 보냈고 고성에 큰 산불이 났을 때도 성금을 냈다. 이밖에도 무기명으로 기부한 성금이 숱하다.
- 창보종합건설은 매년 빠짐없이 지역사회 소외아동과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성금을 기부하고 있다.
- 맹진호 회장이 서울 동대문구청에 쌀 500포(1,450만원)를 전달하고 유덕열 동대문구청장과 만나는 모습
- 지난해 연말 동대문구 용신동 주민센터에서 사랑의 쌀 전달식을 가졌다.
- 2019년부터 동대문구에 쌀 기부를 이어오고 있다.
맡은 직책마다 사회공헌 아이디어 찾아 실천
맹 회장은 대한주택건설협회 인천시회 회장을 지내는 시기에도 다양한 공헌활동을 펼쳤다. 2010년에는 설 명절을 맞아 협회 회원사들과 함께 인천지역 재래시장상품권 약 1억원 어치를 구매했다. 상품권 구매에 협회 회원사 대표 9명이 성의를 모았고 구입한 상품권은 인천지역 사회복지시설 등에 전달했다. 회원사들과 함께 불우이웃돕기를 하면서 재래시장 활성화와 지역경제 발전에도 도움을 준 것이다.
송도신도시 사업장 확보도 보람된 일이다. 인천시회 회장 역임 당시 회원사 8개업체와 함께 송도신도시 사업에 SPC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직접 발로 뛰어 만들었다. 사업 후에는 30억원 상당의 송도복합문화시설을 인천시에 기증해 지역기업와 지역사회의 상생을 도모했다.
“창보종합건설은 작은 기업입니다. 작은 기업이지만 상황에 맞게 얼마든지 봉사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인터뷰를 계기로 나와 뜻을 같이하는 기업인들이 많아져서 사회가 더 따뜻해지고 기업가 정신이 더 올바르게 자리 잡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지난 2010년 출판된 ‘충주의 인물 33인전(김동성 지음)’에서 맹 회장이 밝힌 가장 좋아하는 말이 “Never, never, never, give up”이다.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는 의미다.
맹 회장의 지난 발자취를 잘 보여주는 말이 아닐 수 없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외면하지 않는 용기, 그 뚝심이 28년간 창보종합건설을 우직하게 지켜낸 비법이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