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ainer
‘건축명장’ 박기옥 거현산업 대표의
양평 복포리 주택
2020년 건축명장에 선정된 거현산업(주) 박기옥 대표의 주말주택 ‘시현각’을 찾았다. 그간 특화된 기술과 전문적 노하우로 창의적이고 예술적인 건축시공을 선보여온 박 대표가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집이다.
- 글 구선영 사진 왕규태
- ● 대지위치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복포리
- ● 대지면적 864㎡
- ● 건축면적 177.99㎡
- ● 연면적 254.62㎡
- ● 주요구조 철근콘크리트, 철골조, 경량목구조
- ● 규모 지하1층, 지상2층
- ● 냉난방설비 지열
- ● 공사기간 2019.12.9.~2020.8.20
- ● 내부마감 편백무절, 석고위 울퍼트 도장마감
- ● 외부마감 아코야 방부목, AL징크지붕, 송판노출콘크리트
새해 들어 가장 큰 폭설이 내린 다음 날, 하얀 눈에 감싸인 ‘시현각’이 양지바른 언덕 위에서 남한강의 설경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복포리에 위치한 이 집은 박기옥(72) 거현산업 대표의 주말주택으로 지난해 여름 완공됐다. 오랜 지인이자 유명 건축가인 최삼영 가와건축사무소 대표가 설계하고 박 대표가 손수 시공을 지휘했다.
“최삼영 대표에게 작품이 될만한 집을 설계해 달라고 부탁했어요. 문고리 하나부터 마감재 선택에 이르기까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공을 들여 지었습니다.”
박 대표는 주택사업자로서는 꽤 독특한 이력을 소유하고 있다. 바로 ‘건축명장’ 타이틀이다. 건축명장은 좋은 건축작품을 우수한 기술력과 신뢰도를 담보로 성실 시공해 결실을 거둔 중소규모 건설사를 선정하는 제도다. 2003년 창립한 거현산업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건축명장에 선정됐다.
쌍용건설 엔지니어 출신인 그는 40년 넘게 국내뿐만 아니라 중동 및 동남아 건설시장에서 쌓아온 풍부한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디자인이 우수한 건축물을 시공하며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 인물이다.
‘2010 세계디자인 수도 서울’의 최고 인테리어 6곳 중 하나로 선정된 신사동 폴스미스 매장을 비롯해 경기도 건축문화상을 수상한 엔토코갤러리와 터치아트갤러리 등 그동안 우수한 시공능력을 인정받은 건물들이 즐비하다.
“지나온 인생을 기록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지은 집인데 나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40년 넘게 타인의 공간을 만드는데 혼신을 다한 그가 고희의 나이를 넘기고 나서야 처음 지었다는 ‘나의 집’, 시현각을 만나본다.
- 현관에서 바라본 경관, 노출콘크리트가 멋스럽게 드러난 2층
- 거실 앞으로 길게 뻗은 테라스
중목구조와 콘크리트가 만난 하이브리드 주택
남한강변의 양지바른 언덕에 자리한 시현각은 강변 조망과 기존 산세와의 조화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설계한 집이다. 집과 산이 대칭처럼 자연스럽게 마주하고 있어 집 안팎 어디서나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풍수지리에 남다른 지식을 지닌 박기옥 대표는 풍수지리적으로도 좋은 입지를 찾아 지금의 땅을 구입했다고 한다.
북고남저의 지형에 맞추어 대지 남쪽에는 2층 규모의 본채를 앉히고, 북쪽에는 앞이 트이고 뒤가 막힌 별채를 뒀다. 이 집은 계단과 복도, 침실 어디서나 외부의 자연을 접하도록 계획됐다. 일반적인 전원주택의 공식을 깨는 공간 구조도 눈길을 잡는다. 북쪽 주차장에서 현관으로 연결되는 구름다리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며, 현관문을 열었을 때 한눈에 들어오는 강변마을의 풍경도 강렬한 인상을 준다.
자연의 물성을 그대로 살린 아코야 방부목으로 외관을 입힌 시현각은 중목구조와 콘크리트구조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주택이다. 주택 내부에 편백나무 마감과 콘크리트 벽면을 가감 없이 드러내며 담백하고 편안한 휴식같은 집’을 완성했다.
설계에서 가구까지, ‘休’ 테마의 디자인 완성
1층과 2층으로 구성된 본채 내부는 개방감이 넘친다. 1층 거실의 전면창을 통해 남한강변 풍경이 화폭처럼 펼쳐지고 거실 앞으로 뻗은 테라스는 제2의 마당이자 전망대처럼 이용되고 있다. 거실과 마주한 다이닝룸에는 안마당으로 나서는 유리문이 있어 자유자재로 이동할 수 있다. 2층에는 안방과 드레스룸, 욕실 등이 자리하는데 욕실과 안방에도 남한강변경관을 그대로 누릴 수 있는 창을 냈다.
시현각의 담백한 인상은 가구 디자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건축가가 설계에서부터 가구디자인까지 포괄적으로 맡아서 인테리어의 완성도를 높인 까닭이다. 집안 곳곳에서 다채로운 아이템을 만나는 재미도 숨어있다. 문고리와 경첩, 주방시스템과 위생도기 등 박 대표가 찾은 최상의 제품들을 속속 적용해 놓았다.
“제가 잘 할 수 있는 일이 시공인 만큼 이 주택을 오픈하우스로 운영하면서 건축주를 위한 가이드를 제공해 볼 계획”이라는 박기옥 대표는 시현각의 사계절 모습과 건축이야기를 기록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시현각은 올해 봄 무렵 출판되는 책을 통해 세상에 선보인다.
- ㄱ자 창과 천창 등 다채로운 창을 낸 침실
- 창 너머 보이는 별채의 모습
- 편백나무로 마감한 실내
- 고품질 도어와 경첩, 위생도기로 시공한 화장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