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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기 전에미리 체험하는기술,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술은 인공지능, 지능형 사물인터넷, 디지털 트윈 등과 함께 4차 산업혁명을 이끌 기술로 평가된다. 이 기술들을 건설생산 프로세스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알아보자.

손태홍
공학박사·한국건설산업연구원 미래기술전략연구실장

2016년 7월 미국, 호주, 뉴질랜드에서 출시된 위치기반 증강현실 비디오게임인 포켓몬고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나이앤틱(Niantic)이 개발한 포켓몬고는 현실공간 위치에 따라 스마트폰에 출현하는 포켓몬을 포획하거나 강화해 대전 또는 교환할 수 있는 게임이다.
그런데 포켓몬고의 대중적 인기의 중심에는 게임 콘텐츠 외에도 증강현실(AR:Augmented Reality)이라는 기술이 있었다.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 만큼 일찍이 개발된 증강현실 기술은 포켓몬고라는 게임을 통해 대중에게 확실히 각인됐다.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기술은 인공지능, 지능형 사물인터넷, 디지털 트윈 등과 함께 4차 산업혁명을 이끌 기술로 평가되며 다양한 산업영역에서 생산성 향상을 위해 활용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현실과 상호작용 - 증강현실(AR), 현실 원격제험 - 가상현실(VR)

증강현실 기술은 현실정보 위에 3차원의 가상정보를 입혀서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기술로 현실과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반면에 가상현실 기술은 현실세계를 차단하고 디지털환경만을 구축해 컴퓨터그래픽을 통해 입체감 있는 영상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가상현실의 핵심은 원격현장감이라는 개념으로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장소에서 실제와 매우 유사한 체험을 가능하게 한다.
<그림1>에서 왼쪽은 가상현실 기술을 보여준다. 사용자는 가상공간에서 필요한 가구를 구매해 실제로 배치해 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림1>에서 오른쪽은 증강현실 기반의 내비게이션이 실제 도로 위에서 운전자에게 이동 방향을 표시해 주고 있다. 두 기술 모두 일상생활 속에서 경험할 수 있다.

<그림 1>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의 차이
  • 자료 : 뉴스윅스
  • 자료 : 네이버 블로그
엔터, 의료, 항공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적용중

일상생활 외에도 의료, 항공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적용되고 있는 증강·가상현실 기술을 만나보자.

엔터테인먼트
시공간적 한계를 넘어 몰입감을 극대화한 게임, 투어, 공연 등 체험형 콘텐츠의 발전을 견인하고 있다.
의료
20여년 전부터 공포증 치료 등에 가상현실 기술이 활용됐다. 최근에는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의료교육, 신체 재활 프로그램, 가정용 의료기기 분야 등 다양한 영역에서 증강현실 기술을 적용 중이다.
항공
항공기의 설계, 제작, 테스트, 교육훈련, 유지보수 등에 활용된다. 특히 전투기 훈련체계 시뮬레이터는 증강·가상현실 기술이 접목된 대표 상품이다. 시뮬레이터는 전방 상향 시현기(Head Up Display), 헬멧 시현 장치(Helmet Mounted Display) 등 항공기술이 결합해 실제 항공기와 같은 훈련환경을 제공한다.
증강·가상현실 기술은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활용범위를 확대하며 생산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산업의 특성을 바꾸고 있다. 앞으로도 일상생활은 물론 인간과 사물, 아이디어 간 소통방식의 변화를 일으키며 경제 및 사회 측면에서 기존 방식의 전환을 견인할 것이다.
건설산업에서 AR·VR 기술 활용방안

건설산업에서 증강·가상현실 기술 활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점은 시공이 완료되기 전에 시설물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가상공간을 통한 시설물에 대한 정보제공은 발주자가 최종 시설물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더불어 시공자는 직접 건설현장에 가보지 않아도 현장상황을 파악할 수 있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또한 가상 시공을 통해 설계상의 오류 발견이 가능해져 그에 따른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건설산업의 생애주기별로 증강·가상현실 기술 활용형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사업의 기획 및 설계단계
현장 지질에 대한 정보표시가 가능하고, 입체적인 설계도를 기반으로 시공성과 안전 관련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공공주택의 경우에는 설계도면을 바탕으로 AR·VR 기술 시뮬레이션을 통해 사용자가 실제 모델하우스와 같은 공간을 경험할 수 있다.
시공단계
20시공과정과 최종 시설물의 비교를 통해 진행과정의 기준 적합성을 확인하는 공사관리가 가능하다.
또한 공사현장에서 직접적으로 작업내용에 대한 정보를 받음으로써 오류를 줄여 재시공이나 공기지연을 방지할 수 있다.
문제가 발생할 경우 현장 작업자와의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신속한 대처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위험이 예상되는 작업의 경우 선제적으로 가상 시뮬레이션을 시행해 위험요인을 찾아내 안전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유지보수단계
육안으로 확인이 어려운 시설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비용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일본 건설기업의 AR·VR 기술 활용법

일본은 건설산업의 생산성 제고와 기술인력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건설 자동화를 위한 정책을 계속해서 확대하고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증강·가상현실 기술이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다수의 일본 건설기업이 업무 활용을 위한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세이부건설
세이부건설은 IT기업 이와사키와 공동으로 실제와도 같은 건설현장에서의 안전교육을 위한 가상현실 기술 기반의 시스템을 개발했다.
참여자가 헬멧 시현장치를 장착하고 건설 현장에서 실제 위험에 노출되는 듯한 현장감을 체험하며 건설 안전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또 어떠한 안전대책이 필요한지를 토론하며 교육효과를 거두고 있다.
코노이케건설
코노이케건설은 AR 기술을 활용한 터널 유지관리시스템을 개발했다. 터널 내부를 카메라로 촬영해 사전에 확보된 균열 전개도를 촬영사진과 중첩시켜 표시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터널 내부의 손상 진행 정도를 파악할 수 있고 새롭게 발생하는 균열도 발견할 수 있다.
<그림 2> 가상현실 기술 기반의 안전교육과 증강현실 기술 기반의 유지관리
코로나 팬데믹 계기로 AR· VR 기술 활용범위 커진다

코로나19 대유행의 영향으로 5세대 이동통신의 핵심 콘텐츠인 증강·가상현실 시대의 도래가 예상된다. 특히 비대면이라는 새로운 방식의 의사소통 개념은 이 기술을 통해 빠르게 정착할 것으로 기대된다.

관련 기술시장 규모의 급성장 전망
관련 기술시장의 규모도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회계컨설팅기업 PwC의 분석에 따르면 글로벌 증강·가상현실 기술시장은 2019년 465억 달러에서 2030년에는 1.5조 달러로 증가할 전망이다.
국내 건설기업도 관련 기술을 실제 사업에 활용하는 데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사업에 적용되는 사례는 한정적이고 일부 기업에서만 시도되고 있다. 가상현실을 활용한 안전관리, 시뮬레이션을 통한 가상 시공, 저장 정보와 현장에서 촬영된 사진을 활용한 유지관리 등이 대표적인 예다.
범용성 확보 위한 환경구축 필요
건설생산 프로세스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증강·가상현실 기술 활용은 범용성을 확보할 때 확대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개별 기술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고도화와 더불어 개별 단말기에 저장되는 데이터가 아닌 동일한 저장공간의 프로젝트 관련 데이터를 필요시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구축이 필요하다.
건설시장 기술수요 뒷받침 있어야
더불어 건설시장의 기술수요도 뒤따라야 한다. 사업의 발주자는 시설물이 완성된 후가 아니라 기획과 설계단계에서부터 시공과정과 시설물의 성능 등에 대한 정보를 요구하고, 공사비 절감과 공사기간 단축, 안전사고 방지, 품질 향상 등의 방안을 시행자에게 요구해야 한다.
증강·가상현실 기술은 코로나19의 대유행이라는 사건을 통해 비대면 방식의 정보 전달과 의사결정에 효과적인 기술로 활용범위를 넓혀 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기업들은 기술의 고도화 동향과 시장의 방향성을 인지하여 활용전략을 수립하고 시행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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