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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상상하든
그이상인기술,드론
건설산업의 생산시스템을 바꾸고 생산성을 혁신할 수 있는 10대 스마트건설기술 중 세 번째로 드론(Drone)을 소개하고자 한다. 무엇보다 국내 공동주택 건설현장에서 드론의 적용을 서둘러 준비해야 한다.

글 손태홍
공학박사·한국건설산업연구원 미래기술전략연구실장
군사용으로 출발한 드론, ‘대중적인’ 기술로 확산
드론은 원격조정 또는 자율비행으로 이동하는 무인비행체(UAV:unmanned aerial vehicle)를 의미한다. 1930년대 영국과 미국에서 개발된 훈련용 무인항공기가 타켓 드론(target drone)으로 불리면서 처음 등장했다. 초창기 드론은 미사일폭격 연습대상 등에 주로 사용되다가 정찰 및 공격용으로 활용 범위가 넓어졌다.
최근에는 상업적 활용이 증가하면서 물류 운송 등을 포함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일례로 글로벌기업 아마존은 2016년 ‘아마존 프라임 에어’라는 드론배달서비스를 통해 2kg이 넘는 상품을 13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고객에게 배송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의 아마존 배송시스템의 최소 시간이 2시간인 점을 감안할 때 이는 혁신에 가까운 것으로 드론을 활용한 택배서비스의 미래가 어떻게 변화할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아마존의 시도에서처럼 드론은 이제 산업용을 포함해 취미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면서 더는 낯선 이름의 기술이 아니게 되었다.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드론의 시장전망과 산업별 활용 형태를 살펴보고, 건설산업 안에서 드론의 활용 현황과 향후 활용이 가능한 분야에 대해서 간략히 알아보도록 하자.
글로벌 드론산업, 연평균 15%씩 성장 중
글로벌 드론시장은 제작시장과 운영시장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제작시장은 2016년 55억 달러 규모에서 연평균 15%씩 성장해 2025년에는 약 202억 달러, 2026년에는 221억 달러 규모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드론과 관련된 운영시장 또한 2016년 9억달러 규모에서 2026년에는 약 60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별로는 글로벌 드론시장을 견인하는 미국의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지는데 미국의 민간용과 상업용 드론시장은 2024년에 각각 100.5억달러와 99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에서도 2000년대 초반까지는 군사용으로 인식되던 드론이었지만 아마존 등과 같은 기업으로 인해 신생 드론 관련 스타트업들이 등장하면서 드론 산업의 생태계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 빠르게 구축됐다.

드론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는 군사 분야를 제외하더라도 물류운송, 환경 및 교통, 정보통신, 에너지, 농업감시 및 방재 등 매우 다양하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물류운송 분야에서는 택배를 포함한 화물운송 서비스가 대표적이며, 환경 및 교통 분야에서는 기상을 관측하거나 환경오염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고속도로 교통상황을 관측하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에너지산업 분야에서는 발전소 점검, 송유관 및 송전탑 점검, 석유 생산시설 점검 등 유지관리 기능을 수행할 수 있으며, 농업 분야에서는 살충제 및 비료살포, 원격 농장관리 등이 가능하다. 감시 및 방재 분야에서는 소방 활동 및 국경 감시, 재해발생지역 모니터링, 지리적 접근이 어려운 재해현장 감시 등의 다양한 역할이 가능하다.
글로벌컨설팅기업인 McKinsey는 드론의 활용 분야를 정찰, 작업지원, 엔터테인먼트, 연결성, 이동 등 5개 분야로 구분하고 각각의 분야가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분석했는데, 드론 기술이 성숙단계에 진입하면 정찰과 이동 분야를 가장 높은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분야로 제시한 바 있다.
건설산업에서 드론 활용 현황과 방향
글로벌 BIG4 회계법인인 PwC(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는 대규모 인프라 건설사업의 경우 설계 및 건설과정뿐만 아니라 유지 및 보수단계에 이르기까지 드론의 활용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며 드론 기술로 대체 가능한 인프라시장 규모를 2025년 기준 452억달러로 추정했다.
이처럼 건설산업과 드론의 거리는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가까우며 실제 사업 수행과정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면서 눈에 띄는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예를 들어 보자. 건설사업의 초기 단계에서 핵심작업인 측량의 경우 현장의 규모가 클수록 많은 시간과 인력이 소요된다. 하지만, 드론과 3D카메라를 활용해 건설현장을 촬영하고 3차원 모델링을 통해 현장을 도식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절토량과 성토량 등도 산출할 수 있다.
다른 예로는 공정관리와 안전관리에서의 드론 활용이다. 드론의 자동항법장치를 이용해 일정 시간 간격으로 공사 진척상황을 모니터링하여 이를 기반으로 인력을 재배치하고 건설자재의 위치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또 현장 작업인력의 안전수칙 준수여부, 안전시설물 등을 실시간으로 점검할 수 있다.
국내 A건설기업은 드론의 기능을 다수의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원격으로 드론 조종이 가능한 관제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건설사업의 생산과정 안에서 드론의 활용범위는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향후 드론 기술의 성숙도가 높아지고 경제성과 범용성이 확보된다면 다수의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스마트 건설기술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드론, 다른 기술과 결합할 때 큰 효과
드론은 인력 중심의 생산방식으로 생산성 제고가 쉽지 않고 안전사고 발생의 위험이 큰 건설산업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 중에 하나로 기업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드론은 모듈러, 3D프린팅 등과 같은 다른 스마트기술과 비교해 기술의 성숙도가 높고 적용범위가 넓음에도 불구하고, 드론이라는 기술 하나만으로는 범용성을 확대해 나갈 수 없다. 다시 말해, 연결성을 기반으로 다른 기술들과 결합해 활용할 수 있을 때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림 4>에서처럼 드론이 3D스캐너, 다양한 센서, 360도 이미지구현이 가능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BIM 등과 ‘연결성’을 확보할 때 사업의 종류와 규모 및 위치 등의 차이를 넘어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드론 개발 및 관련 분야 기술개발을 지속하는 것과 더불어 산업생태계 조성을 위해 중요한 것은 드론 활용의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는 각종 규제폐지와 미흡한 지원정책의 보완이다. 우리나라는 미국, 프랑스, 중국 등과 비교해 드론산업의 후발주자로 기술이나 정책 측면에서 뒤처져 있다. 산업 활성화를 위한 관련 규제를 정비하고 기업의 개발과 활용 확대를 위한 지원정책을 수립해 조속히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공동주택 건설현장에서 드론 활용 시작해야
대규모 단지의 초고층 공동주택을 건설하는 기업은 드론 활용을 통해 현장관리의 효율성 확보가 가능하다. 작업인력과 자재의 위치를 파악하고 각종 시설물의 상태를 점검할 수 있으며 높은 위치에서 사업 진척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모든 드론의 기능은 인력 비중의 축소를 통한 공사비 및 공사기간 절감을 가능하게 하고, 인력 기반의 위험작업을 대체함으로써 안전확보도 가능하게 한다. 귀가 솔깃한 말이지 않은가.
하지만 건설현장에서 이와 같은 효과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 적용을 위한 비용지출과 인력확보 및 개발업체와의 협력 등이 동반되어야 한다. 드론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스마트 건설기술도 마찬가지다. 가능성을 알았으니 이제 기술활용의 주체로서 그 방법을 찾아 적용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