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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윽그윽 ~
국화꽃 향기
가득한 여행지
‘국화축제는 봄철 벚꽃축제와 더불어 국내 꽃축제의 ‘양대산맥’이라 할 수 있다.코로나19 방역지침을 지키는 가운데 국화꽃밭을 개방하는 전국의 여행지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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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문유선
여행작가

국화는 코스모스와 더불어 가을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꽃이다. 매, 란, 국, 죽 사군자의 하나인 국화는 서리가 내리는 추위에도 피어난다. 이러한 이유로 고고함과 절개의 상징이 됐고 수많은 문인과 묵객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국화를 소재로 하는 문학 작품 중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것은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로 시작하는 서정주의 시 ‘국화 옆에서’다. 국화의 꽃말은 ‘청순’ ‘정조’ ‘평화’ ‘절개’ ‘고결’ 등이다.
남미가 원산지로 알려진 국화는 여러 문화권에서 고대부터 존재해 왔다. 우리나라 국화는 중국에서 당나라때 들어왔다는 것이 정설이다. 꽃은 노란색·흰색·빨간색· 보라색 등 품종에 따라 다양하고 크기나 모양도 품종에 따라 다르다. 꽃의 지름에 따라 18cm 이상인 것을 대륜, 9cm 이상인 것을 중륜, 그 이하인 것을 소륜이라 구분한다. 꽃잎의 형태에 따라 품종을 분류하기도 한다.
국화는 관상용뿐 아니라 차나 탕으로도 우려 마실 수 있다. 날이 추워 입이 텄을 때 국화차를 마시면 좋다고 한다. 화전을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음력 9월 9일은 중양절(重陽節)이라 하여 국화차나 국화전을 부쳐 먹으며 꽃놀이를 하는 명절로 삼기도 했다.
흰 국화는 동북아권에서 장례식에 쓰는 꽃이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서양에서는 흰 장미를 더 많이 쓴다.
서울 종로 조계사 국화향기 나눔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조계사는 매년 가을마다 국화꽃 향기가 경내에 가득하다. 조계사 ‘국화향기 나눔전’은 11월 중순까지 진행되며, 지난해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릴 때도 방역수칙을 강화하며 행사를 무사히 치러냈다. 조계사 국화향기 나눔전은 불교의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긴 국화 장엄물과 함께 일반인들을 위한 다양한 국화 조형물이 설치된다. 작년에는 스테고사우르스, 브라키오사우르스 등 공룡과 육바라밀을 결합한 ‘바라밀 다이노 파크’를 경내 곳곳에 마련해 어린이들의 호응을 받았다.
조계사는 서울 여행을 하다 잠시 시간이 비었을 때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곳이다. 경복궁과 북촌 한옥마을, 인사동, 명동 등 서울의 주요 명소와 가깝고 24시간 문을 여는 곳이라 시간적 제약도 없다. 별도의 입장료도 받지 않는다. 불자가 아닌 사람이나 외국인도 부담 없이 찾아갈 수 있는 ‘열린 공간’을 표방하는 것도 이곳의 매력이다.
조계사는 경내에 희귀한 백송 등 큰 나무가 많고 조경에도 무척 신경을 쓰는 편이다. 경관 조명이 잘 갖춰져 있어 여행 주요 일정을 모두 마친 늦은 밤 찾아가도 좋다. 조명을 받은 대웅전 건물은 화려한 단청과 꽃 문양 창살로 장식돼 있어 궁궐 못지 않은 화려함을 보여준다.


경기 용인 에버랜드 국화축제
에버랜드 국화축제는 튤립축제가 시작된 이듬해인 1993년부터 열린 유서 깊은 꽃축제다. 에버랜드 꽃축제가 국민적 인기를 끌며 지자체들이 앞다퉈 꽃축제를 열기 시작했다. 에버랜드 국화 조형물에는 국내 최고의 기술을 자랑하는 조경 전문 기업의 노하우가 오롯이 담겨있다.
최근 에버랜드 국화 축제는 할로윈 테마가 더해져 재미를 더하고 있다. 축제 기간에는 황화코스모스, 국화, 핑크뮬리, 억새 등 25종 약 1,000만 송이의 가을 대표 꽃들이 화려하게 꽃을 피운다. 할로윈의 상징인 크고 작은 호박들도 아기자기하게 전시돼 있어 깊어가는 가을을 만끽하기에 더없이 좋다. 약 1km에 이르는 하늘매화길 산책로에서는 구절초, 억새, 수크령 등 다양한 계절 꽃들을 만날 수 있다. 에버랜드는 최정상에 오르는 하늘길을 따라 다른 식물보다 일찍 단풍이 지는 ‘코키아(댑싸리)’ 6,000본을 특별히 식재해 10월에도 불타는 단풍을 구경할 수 있다.


전남 함평 국향대전
함평의 상징은 ‘꽃과 나비’다. 매년 가을에는 국내 최대급 규모의 국화축제인 ‘대한민국 국향대전’이 엑스포공원 일원에서 열린다. 함평군은 올해 10월 축제를 예정대로 열기로 확정했다.
함평 국향대전은 조형물에 국화를 입히는 방식으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국화분재가 들어선 분재동산, 국화 꽃섬, 국화 꽃길이 눈여겨 볼만하다.

경남 창원 마산 국화전시회
마산은 전국 최초의 상업적 국화 재배지로 알려진 곳이다. 매년 10월말 열려온 마산국화축제는 관상, 취미국, 야생국 등의 국화전시행사와 야생화, 분재, 초화, 분화 등의 일반화훼 및 분화전시행사, 국화 꽃꽂이, 국화우표, 사군자 등의 국화 일상생활전시행사 등이 마련돼 왔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축제기간을 줄이고 이름도 ‘전시회’로 변경했고, 올해도 같은 형태로 치러진다.
관람은 승용차를 이용한 드라이브 스루 형태다. 전시가 열리는 곳은 마산만을 매립해 만든 마산해양신도시 인공섬으로 지난해보다 훨씬 넓은 3만 5,000㎡ 면적에 크고 작은 국화 작품 12만 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관광객들은 차로 이동하며 각각 다른 테마로 꾸민 18개 구역을 차례로 둘러보게 된다. 한 줄기에 천 여 송이 꽃이 피어나는 ‘다륜대작’이 전시의 백미다.

전남 화순 남산공원 국화축제
화순 남산공원 일원은 매년 10월 거대한 규모의 국화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올해 축제는 취소됐지만 국화를 구경하는 관광객의 공원 입장은 가능하다.
국화를 비롯한 핑크뮬리, 코키아, 억새 등 50여만 포기의 꽃들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여러 갈래의 산책길과 야트막한 동산을 토피어리, 국화꽃, 핑크뮬리 등이 빼곡히 채우고 있어 공원 전체가 꽃물결로 가득한 포토존이다.
지난해 국화시즌에는 이용 인원을 시간당 1,000명으로 제한하고 온라인 사전 예약제를 운영했다. 사전 예약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오전 1회, 오후 3회 하루 총 4회 운영하며 관람 시간은 1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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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화순의 국화축제는 취소됐지만 국화 구경을 위한 입장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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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직전인 2019년 화순 국화향연에 61만명이 다녀갔다.
국화축제 떠나기전 확인하세요
국화는 꽃이 오래가고 품종이 다양하며 관리가 쉬운 편이라 전국 거의 모든 지자체에서 국화와 관련된 크고 작은 행사를 열어 왔다.
지난해 가을에는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전국 각지 국화 축제가 취소되거나 온라인, 드라이브 스루 형태로 열렸다. 올해도 9월까지 축제 개최 여부가 미정인 곳이 많다. 나들이를 떠나기 전 각 지자체 홈페이지를 확인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