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ainer

부동산금융의 변천과
최신 트렌드
부동산금융은 생물과 같다. 시간과 상황에 따라 계속 변화하고 발전하는 속성을 지녔다.지금껏 부동산금융시장이 어떻게 변화되어 왔으며 미래의 모습은 어떠할지 알아보자.

글 김형모
(주)여의도김박사연구소 소장 · ‘여의도 김박사’ 유튜버크리에이터
부동산금융의 변화와 발전
1970년대
부동산금융의 태동기
1970년대 서울 마포에 아파트가 등장한 이후 시공사 중심으로 자금을 조달해서 아파트를 건축하는 금융기법이 발달하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현대건설 등 시공사 위주의 금융이 주를 이루었는데 큰 시공사가 연대보증을 하면 시공사를 믿고 대출을 실행했다. 이로 인해 분양후 상환받는 시공사 중심의 금융구조가 만들어졌다.
2000년대
관리형 토지신탁(PF) 발전
1990년대 IMF가 발생하면서 금융구조가 변화하기 시작했다. 특히 2000년도 초반에 발생한 굿모닝시티 사건은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과 신탁회사의 설립을 촉진했다. 이는 관리형 토지신탁에 의한 부동산금융(PF)이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
이후 상업은행과 1군 시공사 중심으로 이뤄지던 부동산금융이 저축은행 중심으로 변경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 이후 저축은행이 구조조정 되면서 부동산금융의 전면에서 사라졌다.
2010년대
증권사 르네상스 시대 열려
2010년 들어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고 증권사들이 일반 상법회사인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어 자금을 조달하기 시작했다. 2010년 이후 부동산금융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증권사들이 지금까지 이르고 있다.
특히 메리츠증권이 종금사 라이선스 취득과 동시에 부동산금융 시장을 선도했다. 종금사는 대손충당금 비율이 10분의 1로 일반증권사 보다 공격적인 대출이 가능했고 미분양담보확약 등의 상품으로 막대한 이익을 창출했다. 종금사가 등장하고 부동산금융은 르네상스기를 맞이했다.
증권사 르네상스 시대가 도래한 이후에는 모든 시공사, 시행사 직원들이 증권사 투자은행 업계에 진출하기를 원했고 많은 증권사 직원들이 부동산시행업 전문가로 채워졌다. 이로 인한 부작용으로 증권 투자은행 업계에서 직원을 소모품 취급하기 시작했다. 거래가 많은 사람은 고수익을 얻고 거래가 없는 사람은 조기에 퇴출당하는 시장이 형성된 것이다.
SPC(특수목적법인) 대출 흐름도

2020년대
자산운용사 중심으로 운영
지난 10년간 증권사 중심의 부동산금융이 주를 이루어왔지만 미래에는 자산운용사가 중심이 될 것이다.
리츠와 펀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대출, 개발 등에 사용하는 부동산금융이 점차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2020년 2월에 발생한 채권시장의 혼란(원유 파생상품 관련)은 이러한 시대를 빠르게 앞당기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전자단기사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증권사 금융구조가 위험하다는 것을 느끼고 자기자본 비율 강화, LCR(유동성 비율 강화) 등의 규제를 실행하고 있다. 이 같은 규제로 인해 증권업계의 부동산 PF는 규모가 축소되고 좋은 사업장(서울 및 수도권)에만 집중되어 치열한 경쟁과 구조조정이 이루어졌다.
단기 자금에 의존하는 증권업계

유동성 비율 악화된 대형 증권사


최신 부동산금융 트렌드
증권사, 정부규제에 대응 ‘PI 대출’로 선회
최근 정부규제의 대처방안으로 많은 증권사들이 PI(Prin cipal Investment) 대출(계약금 대출)에 참여하고 있다. 한투증권, 이베스트증권, SK증권, 우리종금 등이 대표적인 곳이다.
증권사들은 사업초기에 PI 대출을 해주고 주관권을 확보하는 영업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또 선순위보다 중순위, 후순위 등의 투자를 늘려 수익을 최대한 올리려고 노력한다.
일반적인 시행사들은 PI를 계약금 투자라는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지만 사실은 명목 LTV(담보인정비율)가 감정가의 100%를 초과하는 대출을 말한다.
지난해까지 PI대출을 취급하는 금융기관은 1곳에 불과했지만 요즘은 대부분 증권사들이 PI를 진행하고 있다. 좋은 사업장을 찾기 어려워졌고 이로 인해 수익을 발생시키기가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객에게 새로운 이익을 주고서라도 주관권을 따내려는 경쟁이 치열해졌다.
새마을금고 PF의 등장과 선순위 수요 증가
부동산금융시장의 또 다른 변화는 새마을금고의 등장이다. 메리츠증권이 종금 라이선스를 반환한 후에 선순위 시장이 고사 상태가 됐고 이를 대체한 것이 새마을금고 PF다. 새마을금고 PF는 메리츠증권의 부동산 PF 선순위 시장를 빠르게 대체했다. 하지만 부동산 PF 시장에서 선순위에 대한 요구는 계속되고 있다.
선순위의 부재 그리고 신탁사 책준(책임준공확약)시장의 과열이 불러온 현상이 바로 신탁사가 선순위 대주단이 되는 것이다. 신탁사는 선순위 대주단이 됨으로써 책준시장에서 독점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부동산금융 변화와 발전 속도에 대응해야
부동산은 수요와 공급, 금리, 규제에 의해서 변화한다. 이제 코로나로 인한 유동성 증가세는 끝나가고 지난 10년간의 증권사 부동산금융 르네상스 시대도 저물어 가는 듯하다.
부동산은 PF를 통한 건축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자산유동화를 위한 리츠, 복합상가를 위한 PFV, 건물의 리노베이션 등 다양한 금융구조가 존재한다. 신축건물만이 부동산금융의 모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앞으로 부동산금융이 어떻게 진화하고 발전할지 모르지만 디지털 시대, 스마트시티, 3D프린팅 기술, 모듈러 등의 새로운 건축공법 등이 등장하면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추세의 변화에 항상 민감해야 한다. 2000년대에는 100년간의 발전을 10년 만에 이루었고, 이제는 지난 10년간의 발전을 1년 만에 따라잡는 초고속시대에 와 있다. 변화의 속도에 대응해서 변화하는 노력을 하는 자가 살아남는 시대가 될 것이다.
